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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산사미학 21-해인사 새벽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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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1-09 08:57 조회9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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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예불은 출가한 지 얼마 안 되는 행자들에게 가슴 벅찬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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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1일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벽예불. 이산 혜연 선사의 발원문을 봉독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불교의 힘은 새벽예불에서 나온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스님들이 적지 않다. 새벽예불이 부처가 되는 성불(成佛)이 목적인 스님들에게 지난한 수행을 이어가도록 하는 힘을 충전시켜주는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25시'라는 소설을 쓴 게오르규는 양산 통도사의 새벽예불을 본 뒤 '세계를 밝힐 찬란한 빛이 한국의 사찰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산사의 가장 고요하고 맑은 기운이 충만한 새벽에 모든 스님들이 참여해 맑고 지극한 마음을 다해 예불하는 시간. 목탁과 금고(金鼓:사찰에서 사용하는 북 모양의 종), 사물(四物 : 법고, 범종, 목어, 운판)이 울려 퍼지고 스님들의 염불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새벽예불 시간은 순수한 마음, 부처의 마음이 열리는 범아일체(梵我一體)의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산사의 새벽예불은 수행이 본분인 스님들에게 정진하는 힘을 충전시켜주는 중요한 의식이지만, 의식에 담긴 의미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비할 수 없는 장엄함과 아름다움으로 크나큰 감동을 선사한다.
 

◆새벽 4시 도량석으로 시작
전날 저녁에 합천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과 차를 마시며 새벽예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9년 11월 21일 새벽 3시40분에 해인사 중심 법당인 대적광전 앞마당으로 갔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수많은 별들이 보석처럼 맑게 깨끗하고 빛나고 있었다. 초생달도 함께.
자신의 발자국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와 어둠 속, 황금빛 불빛이 한지 문을 통해 비쳐 나오는 대적광전이 각별한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58분이 되자 한 스님이 대적광전 가운데 문을 열고 도량석(道場釋: 본격적인 새벽예불 시작 전에 도량을 청정하게 하는 의식)을 시작하려고 준비를 했다. 4시가 되자 도량석이 시작됐다. 스님은 천천히 목탁을 두드리고 염불하면서 대적광전 주위를 느리게 한 바퀴 돌았다. 통상적으로 도량석은 이와 달리 사찰 전각 곳곳을 돌면서 진행한다. 대중과 산천초목을 깨우고 잡귀를 몰아내 도량을 청정하게 하는 도량석은 8분 정도 걸렸다.
 

도량석을 할 때 치는 목탁은 일반적인 목탁보다 몇 배나 크다. 보통 도량석 목탁이 그 사찰에서 가장 큰 목탁이며, 대추나무로 만든 목탁을 최고로 친다. 소리가 좋은데다 단단해 오래 가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전각들의 불이 켜지면서 스님들이 각자의 처소에서 일어나 예불에 참석할 준비를 했다. 청아하게 들리는 도량석 목탁소리가 잦아들면서 대적광전 안의 금고가 그 소리를 받아 울리기 시작했다. 종송(鐘頌)이 시작된 것이다. 종송은 대적광전 안과 함께 대적광전 아래 심검당과 궁현당 마루에 있는 금고도 같이 치면서 진행됐다. 금고를 울리며 게송을 읊는 종송은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무명에 갇힌 중생들에게 부처의 위신력과 극락세계의 장엄함을 설하여 불법에 귀의할 것을 발원함으로써 왕생극락케 하는 의식이다.
 

종송의 게송 중 일부다.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퍼져(願此鐘聲遍法界)/ 철위산의 깊은 어둠 다 밝히고(鐵圍幽暗悉皆明)/ 지옥·아귀·축생의 고통 여의고 칼산 지옥도 부수어(三途離苦破刀山)/ 모든 중생이 바른 깨달음 얻게 하소서(一切衆生成正覺)'
종송은 10분 정도 계속되었다.
 

4시18분에 대적광전 아래 누각인 구광루(九光樓) 아래 마당에 있는 범종루의 법고(法鼓)가 울리기 시작했다. 법고는 절에서 예불과 의식을 행할 때 치는 큰 북이다. 범종루에는 미리 네 명의 스님이 올라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도량석 목탁과 종송 금고 소리가 약했던 것과는 달리, 법고 소리는 힘차게 울려 구광루를 비롯한 주변 건물에 반향 소리도 내면서 산천을 본격적으로 깨우기 시작했다. 법고 치는 시간 13분 정도. 해인사 스님들의 법고 치는 솜씨는 예전부터 최고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법고가 마무리되면서 큰 종인 범종(梵鐘)이 이어받은 시간은 4시 31분. 중생들을 깨우치기 위한 법음(法音)을 울리는 범종은 28번 울렸다. 불교의 삼계(三界)에 속하는 욕계·색계·무색계의 28천계(天界) 중생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10분 정도 걸렸다. 저녁 예불 때는 33번 울린다.
범종에 이어 목어와 운판이 울려퍼졌다. 목어(木魚)는 나무를 잉어 모양으로 만들어 속을 파낸 후 겉에 색깔을 입힌 것으로, 파낸 속을 두드려 소리를 낸다. 운판(雲版)은 구름 모양으로 만든 청동(靑銅) 판으로 되어 있다.
 

사물 의식은 각각 지옥 중생(범종)과 네 발 가진 짐승(법고), 물고기 등 물속 생명(목어), 날짐승(운판)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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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새벽예불 중 법고 치는 모습.
  

 

◆장엄한 아름다움 선사
운판을 마지막으로 사물 의식이 4시 45분에 끝나고, 대적광전 예불이 시작되었다. 그 동안 모든 스님들(40명 정도)은 대적광전에 들어가 좌선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선원에서 수행하는 스님들(40여명)은 법당 예불에 참석하지 않고, 선원에서 죽비를 치고 바로 참선에 들어간다고 한다.

 

대적광전 예불은 오분향례, 칠정례, 이산 혜연 선사 발원문 봉독, 반야심경 봉송 순으로 진행되었다.
 

오분향례(五分香禮)는 부처의 오분법신(五分法身)에 향을 공양하고 예를 올리는 의식이다. 오분향은 부처가 갖추고 있는 계신(戒身)·정신(定身)·혜신(慧身)·해탈신(解脫身)·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의 5분법신(五分法身)에 향을 대비시켜 계향(戒香)·정향(定香)·혜향(慧香)·해탈향(解脫香)·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으로 바꾼 것이다.
 

모두 일곱 차례 이마(頂)를 땅에 대고 큰절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칠정례(七頂禮)는 전체 내용이 불법승(佛法僧) 삼보에 대한 예경과 회향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불문 마지막 구절의 의미는 '다함 없는 삼보시여, 저희 예경 받으시고 가피력을 내리시어, 법계중생 모두 함께 성불하여지이다'이다.
 

이산 혜연 선사 발원문 봉독은 한 스님이 일어서서 발원문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산 혜연 선사는 당나라 말기 스님으로, 발원문은 불퇴전의 정진으로 보살의 덕을 실천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와 발원을 담고 있다. 그 일부다.


'저희들이 참된 성품 등지옵고 무명속에 뛰어들어, 나고 죽는 물결따라 빛과 소리 물이 들고 심술궂고 욕심내어 온갖 번뇌 쌓았으며, 보고 듣고 맛봄으로 한량없는 죄를 지어 잘못된 길 갈팡질팡 생사고해 헤매면서, 나와 남을 집착하고 그른 길만 찾아다녀, 여러 생에 지은 업장 크고 작은 많은 허물 삼보 앞에 원력 빌어 일심 참회하옵나니, 바로옵건대 부처님이 이끄시고 보살님네 살피시어 고통바다 헤어나서 열반언덕 가사이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모든 스님들이 함께 불법을 수호하는 신들을 모신 신중단(神衆壇)을 향해 반야심경을 함께 소리내어 읊는다. 운율에 맞춰 읊는 반야심경 봉송은 어떤 음악보다 더 장엄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반야심경은 가장 널리 독송되는 경으로, 완전한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다. 반야심경은 짧은 경문이지만, 대·소승 경전의 내용을 간결하고도 풍부하게 응축하고 있는 핵심 경전이다.
 

산사 예불은 하루에 세 번(새벽예불, 사시(巳時)예불, 저녁예불) 진행되는데, 특히 새벽예불은 출가한 지 얼마 안 되는 행자들에게 가슴 벅찬 울림과 감동을 준다고 한다.


글·사진=김봉규 전문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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