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해인사역 배제 ‘논란’
조계종 지도부 일제히 설치 촉구해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 ‘세계 寶庫’
세계유산·기록유산 동시 보유 유일
생태·전통문화 어우러진 민족 성지

文정부, ‘문화강국 건립’ 의지 있다면
해인사역 설립 설치 미뤄선 안 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20년 12월,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김천-거제)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고시하였는데, 해인사역(합천군 야로면 일대)이 배제되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총무원장, 중앙종회, 교구본사 주지, 해인사 주지가 공동으로 정부당국에 해인사역의 설치를 촉구하였다.

해인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과 세계기록문화유산을 함께 보유한 팔만대장경 경전판전과 팔만대장경 경판 및 재경판(해인사 제조경판)이 있다. 팔만대장경과 경전판전은 최고의 불교 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세계적인 도서관이다. 최고 문화재 브랜드 가치를 지닌 명찰로 참배객이 해마다 100만 명이 넘는다. 

<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일본은 수없이 대장경의 인쇄본을 요구했고, 호시탐탐 대장경판을 침탈하려고 하였다. 일제강점기에도 수탈해가려는 음모를 해인사 승려들은 목숨을 걸고 지켰다. 1999년, 오부지 게이조 일본총리는 김대중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부러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참배하며 대장경판을 손으로 만지며 경탄했다. 일본이 가장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문화재가 팔만대장경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며 문화관광이 대세이다. 여행은 시간이 돈이다. 나라마다 관광명소를 개발하여 여행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과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천하의 명승지요, 인류의 보배가 있는 가야산 해인사를 철도노선이 옆에서 지나가면서도 역사(驛舍) 하나를 만들지 않는다니 정부 정책자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의 무지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국보 1호를 재지정(가정)할 때 후보로 뽑힌 세 가지 문화재가 팔만대장경, 석굴암, 훈민정음이다. 해인사는 우리나라에서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야산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사적, 명승)와 가야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주변에 100여 사찰이 자리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성지이다. 임진왜란의 호국대성사인 사명대사가 만년에 해인사 홍제암에서 주석하다가 입적했다. 

우리나라는 기록의 나라요, 책의 나라이다. 목판인쇄술과 금속활자 인쇄기술이 세계 최고의 나라이다. 세계기록문화유산 보유국 가운데 3위인 나라이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결정체이다. 팔만대장경은 세계를 제패한 최강국 몽골제국이 고려를 7차례 침략하였는데,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부처님의 가호와 공덕으로 몽고의 침입을 물리친 호국불교의 역사적 산물이다.

‘직지의 도시’ 청주는 현재 프랑스에 있는 ‘직지’를 도시의 브랜드로 삼고,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든 도시로서 자부심을 갖고 스스로 문화와 교육도시로서 위상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경상남도나 합천군은 위대한 팔만대장경을 제조하고 보관한 지역이다. 진주목 남해현에 분사대장도감을 설치해 몽고와의 전란 중에 직접 대장경판을 제작을 관리하고 판각하였다. 총책임자가 최씨 정권의 최우(진주가 진양후 최충헌의 식읍지)이고, 그의 장인인 진주(진양) 정씨 정안이 재정적인 책임자였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내가 원하고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라고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기를 희망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민족과 인류의 최고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해인사역의 설치를 통한 문화국가의 기틀을 정책해 볼 일이다.